선교적 관점

다니엘의 이야기에서 배우는 비전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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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의 이야기에서 배우는 비전

2006년, 24년간의 한인 이민자 사역을 마치고 해외 선교 사역에 뛰어들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 전환기에 저는 성경 읽기 계획의 일환으로 다니엘서를 읽고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다니엘서를 항상 묵시적인 꿈과 환상의 모음으로만 보았습니다. 그러나 임박한 선교 여행을 앞두고 다니엘의 이야기는 갑자기 저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니엘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 70년을 살았습니다. 이러한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도 그는 하나님의 나라의 삶을 통해 바벨론 왕국의 영적 분위기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것이 저에게는 선교사로서의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분쟁지역에서의 저의 삶과 사역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땅을 채우고 정복하도록 창조하셨지만, 바벨론 사람들은 흩어짐에 저항하기 위해 점점 더 높고 두꺼운 벽 뒤에 스스로를 요새화하기로 선택했습니다. 또한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반영하고 그분을 경배하도록 창조되었지만, 대신 그들은 하늘로 올라가 자신들의 이름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두 가지 모두 창세기 1장에 표현된 인간 창조의 목적과 분명히 상반되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은 바벨 성읍으로 내려오셔서 그들의 언어를 혼란 시키고 그들의 야심 찬 프로젝트를 끝내셨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이 원래 의도하셨던 대로 땅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이 흩어짐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람을 택하여 새로운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을 통해 하나님은 하나님의 선교의 새로운 궤적을 제시하셨습니다. 바벨탑과 피라미드 건축자들과 달리 아브라함은 광야에서 우물을 파는 하향식 삶을 살았습니다. 흩어짐을 막기 위해 견고한 벽을 쌓는 대신, 그는 순례자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고 장막을 치고 끊임없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다니엘의 선교 패러다임

바벨론에서 다니엘도 그의 조상들처럼 순례자로서 하향식 삶을 추구했으며, 다음 네 가지 선교 영성으로 예시됩니다.

첫째: 순례자 영성

 다니엘서 전체에서 다니엘이 바벨론의 중심부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선지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했다는 것이 분명해집니다. 특히 이스라엘의 몰락과 성전의 파괴를 목격한 후 바벨론을 그의 선교지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겠지만, 다니엘은 하나님께서 계시하신 조상들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묵상했습니다. 결국, 그는 바벨탑을 짓는 대신 순례자로서 살았던 조상들의 삶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그를 포로가 아닌 선교사로서 새로운 정체성으로 이끌었습니다.

둘째: 이동식 성전 영성

다니엘은 어두운 시대에 살았습니다. 그는 예루살렘 성전이 이방 세력에 의해 짓밟히고 파괴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왕의 음식과 포도주까지 거부하면서 식사 규례를 성전 예배의 대안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다니엘의 태도는 탑이나 피라미드를 짓는 대신 제단을 쌓았던 아브라함을 상기시킵니다.

셋째: 거절된 돌의 영성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은 거절된 돌이 느부갓네살의 황금 신상을 부수고 재로 변하게 하는 환상을 보았습니다. 이 “거절된 돌의 영성”은 그들에게 40미터 높이의 황금 신상에 도전할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바벨론 왕국의 세속적인 가치에 승리하는 유일한 길은 거절된 반석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상징되는 하향식 삶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넷째: 종말론적 영성

다리오 왕의 통치 기간에 30일 동안 왕 외에 누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은 하루에 세 번 예루살렘을 향해 하나님께 계속 기도했습니다. 비록 예루살렘 성전은 오래전에 파괴되었지만, 다니엘은 위에서 내려오는 하늘 성전의 종말론적 환상에서 용기를 얻고 하나님께 계속 기도했습니다. 이 묵시적인 영성은  “믿음으로 … 이는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라” (히브리서 11:9-10) 증거된  아브라함을 상기시켜 줍니다.

이 시대에 다시 요구되는 다니엘의 선교적 전략

17년간의 선교 여정 끝에 저는 다니엘의 네 가지 영적 차원을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하나님의 선교의 관점에서 볼 때, 중동을 휩쓰는 강렬한 도시 개발의 물결은 바벨탑 사건을 떠오르게 하지만 선교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신중하게 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전 중동 산유국들은 중앙집권적이고 단일하며 폐쇄적인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국가가 지속적인 강렬한 도시화를 수용함에 따라, 그 사회는 폐쇄적에서 개방적으로, 획일적에서 다양하게 전환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는 선교의 문을 훨씬 더 넓게 열 수 있습니다.

중동의 변화속에 집중해야 할 두 지역: 튀르키예와 동남아시아

저는 튀르키예와 동남아시아에서 이미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합니다. 이 두 지역은 모두 무슬림 중심지의 선교 사역의 주요 진원지로 간주됩니다. 동남아시아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는 두바이보다도 더 빛나는 도시 국가로 발전했습니다. 싱가포르 주변 국가들에서 기독교 부흥 운동이 재연되는 것을 고립된 사건으로 볼 수 없습니다. 인구의 60%가 무슬림인 말레이시아에서는 기독교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구의 87%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에서도 기독교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여 아시아에서 세번 째로 높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중요한 시점에서, 이 땅에 헌신한 우리 앞에 놓인 하나님의 사명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저는 그것이 다니엘이 보여준 순례자 영성, 이동식 성전 영성, 거절된 돌 영성, 그리고 종말론적 영성의 네 가지 영성과 일치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역의 마지막 장을 쓰고 있는 저는 2007년 선교 여행을 시작할 때 처음 받아들였던 다니엘을 인도했던 네 가지 영적 차원을 다시 상기해 보고 되찾는 감동을 받습니다. 야심 찬 도시 개발과 현대판 바벨탑을 통해 바벨론 왕국을 모방하는 세상에서, 저의 목표는 우물을 더 깊이 파고 장막을 더 넓게 치는 것입니다. 

이 네 가지 영성의 초석에 따라 남은 임기를 전적으로 주님께 바칩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세기 1:28 )

“다니엘은 뜻을 정하여 왕의 진미와 그가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하고 자기를 더럽히지 않게 하기를 환관장에게 구하니 하나님이 다니엘로 하여금 환관장에게 은혜와 긍휼을 얻게 하신지라”

(단 1:8-9)

“또 왕이 보신 즉 사람의 손으로 하지 아니하고 뜨인 돌이 신상의 철과 진흙의 발을 쳐서 부숴뜨리매 때에 철과 진흙과 놋과 은과 금이 다 부숴져 여름 타작마당의 겨 같이 되어 바람에 불려 간 곳이 없었고 우상을 친 돌은 태산을 이루어 온 세계에 가득하였었 나이다.”

(다니엘서 2:34-35)